오늘은 산책을 했습니다. 몇 번이고 자연을 칭찬했습니다.
멋지다, 참 멋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전철을 타고 교량도 가로질렀지요.
가로지르며 저 가까우면서도 먼,
먼지 섞인 피로 뒤덮인 첨탑을 보니,
그리고 그 앞에 떨어져 우는 빛으로 빚어진 자욱들을 보니 생각납니다.
이상하게 산책이 하고 싶던 끔찍했던 8월의 이곳.
날아가는 기타.
기타는 꼭 내가 본 가장 긴 롱테이크 샷처럼 느리게 느리게 유영합니다.
기타를 몇 번이고 칭찬했습니다.
멋지다, 참 멋지다.
물이 올랐기 때문에 사라져버린 해변의 잔상을 보는 일은 어땠을지.
이상하게도 조용해지고 싶었습니다.
나는 정말 취했었어..
나는 정말 취했었어..
나로부터 세상으로 떨어진 알 수 없는 말들은, 왜?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해변의 자욱들로 만들어진
그의 눈물이 만들어낸 큰 강 교량 위에서 태어나려 합니다.
긴 교량에서 나는 조용할 테죠.
나는 술에 취해 기타를 던졌어..
나는 술에 취해 기타를 던졌어..
기타는 너무 느려 마치 유에프오 같을 거고요.
이 모든 게 참 위대하지 않니?
어제는 정말 큰 비를 온몸으로 맞았대.
낮은 초록 모자 챙 끝에선 고이고 고인 빗물이 뚝 뚝 떨어졌어요.
물은 가장 낮은 곳을 향해 간다면서요?
그 빗물 모아 큰 호수를 만들면 되겠다.
그런 상황에선 이런 것들이 부끄럽지도 않지만
끔찍했던 8월엔 나는 정말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에게 물은 나의 모든 질문 또한 잘못되었네요.
질문이 아닌 대답을 줬어야 했는데.
그는 대답에는 잘 수긍하는 편이니까요.
일요일의 이 바람이 너무 좋습니다.
반성으로 만들어낸 이 시원함이 달갑습니다.
그를 위해 살겠다고 했을 때 그의 눈이 참 예뻤어요.
고통으로 만들어낸 눈물 그 속에는 얼마의 후회가 들어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