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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키면 내가 눈 뜬 곳은 높고, 내가 입은 껴입은 옷은 너무 많고, 내가 내뱉은 언어는 알쏭달쏭하고, 내가 내뱉은 마음은 피곤하고, 내가 먹은 고기는 잘 익었고, 내가 본 하늘은 맑고, 내가 본 오늘은 여전히 구조요청 중이고, 내가 본 나는 나고, 내가 겪은 나는 내가 아니고, 내가 읽은 책은 ”부적격자“였고, 내가 들은 노래엔 ”비밀스러운 삶, 고독한 삶이 아닌 비밀스러운 삶“이라는 가사가 있고, 내가 만든 노래에는 “마음에 드는 크기의 김치 조각이 없어서 한참을 뒤적거렸는데, 흥분해서 뒤적거렸는데, 누군가의 맘에 드는 건 무지 어렵구나“라는 가사가 있고, 내가 검색한 단어는 “방랑, 유랑 그들의 차이, 정처, 조난, 표류”고, 내가 떠 놓은 물은 글쎄, 맑고, 어둡고, 빛나고, 도로를 지나는 차들, 저 멀리 빨간 빛, 이 아닐 수도 있는 빨간 빛, 나는 언제즘 “나”라는 말에서 벗어날까, 저 멀리 빨간 빛, 이 아닐 수도 있는 빛과 내가 오늘 비운 과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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