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0.17

얘들아
그러니까 뭐
나는 이따금 너희가 돌연사하는 상상을 하곤 해
또, 내가 얼마나 슬퍼할까 상상을 하곤 해
그러니까 뭐
진짜 죽는다는 게 아니라
정말 죽는 거 있잖아

오늘 밤엔 말이야 우리
아빠 아래에 몇겹의 천이
찬호 찬혁이 위에 육중한 숨이
엄마 주변에 애달픈 외로움이
내 앞엔 나의 심장박동수보다 성급한 규칙이 있어

그렇기에 너흰 결단코 나의 전자운동을 이해하지 못 하겠지
그렇기에 내가 무언가를 존중해본 적 없는 거겠지

허구한 날의 XX와 너희는
서로, 서로
가질 수 없는 여섯번째 손가락
처럼 자꾸 서로를 원하지 웃겨
아, 나는 지금 내 심장박동의 수를 센다
아, 나는 지금 내 수를 심장박동 한다

그러니까 뭐
너희는 나의 돌연사를 상상해본 적 있니
너희는 얼마나 슬퍼할까
돌연 내가 죽는다니 꽤 오래전엔
돌연 홍당무를 먹는 피나는 송충이가 죽었대
얼마의 너희는 슬퍼나할까?

있잖아, 나는 너의 돌연사가
내겐 행복한 상상인 세상에 살아
우리 사이가 좋게 종지부될 기회라며
네가 죽는 날
나는 속으로 네 안 좋은 습관을 되뇌일 거거든
기회가 되면 장례식장에 플랜카드로 만들어 가도 좋겠다
못 할 말 못 하고
안 할 말 안 하고
하고 싶었던 말을 한잔의 술로 넘기면 그 템포에 맞춰
네 심장박동이란 단어가 부재 넘어 부재가 되고
썬팅이 확실한 유리관 안에서 네가 벌떡 일어나겠지
유례 없는 유레카 외치듯
벌떡 일어나
내게 뭐라고 말할래?

그러니까 잔뜩 흥분한 채로
너희는 무슨 변명을 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