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용이 형의 ECE 10주년 공연에 놀러간 곳에서 우연히 서 효원과 그의 애인 김 두형 씨를 만났다. 듣자하니 그들은 2주 전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이곳 홍대에 와 클럽 빵의 공연을 봐왔다고 한다. 먼 길 하신다고 말하니, 그렇게라도 풀어야만 했다고 김 두형씨가 그랬다. 그들은 일요일에 다시 저곳으로 내려간다. 석수에 모셔놓은 차 님을 타고 내려갈 것이다. 나는 효원 서,를 오래 알고 지냈고 서 누나만 보면 한창 학교에서 술을 마셔대던 때가 그렇게 생각이 난다고 말하고 싶다. 만취해서 풀린 효원 씨의 눈이 아주 잘 생각이 난다. 그땐 서 씨의 시가, 그걸 써내리는 그 사람이, 아니 시를 쓴다는 게 그렇게 대단한 줄 꿈에도 몰랐지만. 어찌되었건 그 여자는 어느새부턴가 나에게 본인의 글이나 타 시인의 책 선물을 그렇게나 하고 있다. 몇년 전 내 개인전에 와서도, 뭐 가끔 내 생각이 난다던지, 아니면 오늘처럼 우연찮게도 한다. 누나가 선물해준 첫 책은 이제는 잘 기억도 안 나는 아마도 이제니의 <아마도 아프리카>였을텐데, 책의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책을 주며 건넨 내용은 아주 선명하다. '찬민아 너와 아주 잘 어울리는 책 같아서'라는 그 말이 이제껏 내가 이제니의 책을 보고 반응하는 작은 여지(?)라 하겠다. 집으로 오면서 서 효원의 책을 내밀던 손을 아주 곱씹었다. 이 친구는 오늘 '이것 밖에 줄 게 없다'라고 했다...